INSPIRATION/잡담 2020. 4. 25. 16:24

< 교생실습 - 수업1 >

10년 전 나는 고2였다.

수업중에 고개가 땅을 향하면 죄를 지은 사람이 되었었다.

선생님만을 향해야 했다.

 

10년 후 짧지만 4주간 고2 교실의 교단에 설 수 있는 권한이 내게 주어졌다.

그 동안 뉴스를 통해 교권 땅에 떨어졌다는 말과 여러 사건 들을 접해 왔다.

  

처음 수업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를 잘 해주지 않았고, 나의 말도 잘 듣지 않았다. 나는 애써 실망감 감추어야 했다.

하지만, 점점 아이들과 친해지고 아이들이 나를 바라 보았다. 한 번은 소위 공부 안하는 남자 아이를 밖에서 우연히 지나쳐 본 후, 자주 이름을 불러주고 관심을 가져주었더니, 수업시간에 나를 똘망똘망하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활동에 참여해 주었다. 놀라웠고 감격스러웠다. 너무 예뻤다. 이런 사소한 소통으로 친밀감이 생기고 나는 믿어보고 싶은 선생님으로 변한 것이다.

그렇다 선생님이기에 따라야하는 대상이 아니다. 이제 선생님은 그런 권위주의적인 대상이 아니다. 권위적인 선생님의 말은 잠깐 두려움에 말을 들을지는 몰라도 무시당하게 되어있다. ( 옛날 같으면 처맞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

교육실습기간 중에 많은 선생님들과 면담시간을 가졌었는데.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들 말씀 하셨다. 내포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정말 그 말이 맞는 말이다. 아이들은 관심과 사랑에 목 말라 있다. 서비스 차원이 아닌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선생님이란 직업은 전문지식은 물론이고 선생님이라는 소명의식과 사명감이 없으면 오래 할 수 없는 직업인 것 같다.

 

아이들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을 따르게 되어 있다.

 

교권이 땅에 떨어져 문제라고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권위적인 의식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닐지?

 

억압이 아닌 소통으로 가길 희망한다.

 

 

 

< 교생실습 - 수업2 >

한 번은 어떤 반에 수업을 들어갔다. 

심혈을 기울여 대표연구수업 때 쓰려고 설계한 수업을 진도가 빠른 반에서 미리 시행해 보았다. 

교무실에 있는 A4 이면지를 재활용하여 2분정도 가족을 그리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족을 타인에게 소개하고 타인의 가족을 불러보는 수업이었다.

일본어의 가족 호칭은 조금 복잡하기 때문에 실례를 들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언어라는 게 모두 그럴 것이다.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여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큰 학습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나는 자신의 가족소개에 관한 수업에 좀 찝찝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도 시행하였었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으면 하지만, 그렇지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한 번 당황한 경험이 있다. 한 아이에게 "잘 그리고 있니?"라고 말하며  다가갔을 때, 

 아이의 A4용지에는 자신의 부모님이 그려져 있었고 호칭이 아닌 '이기주의자', '기회주의자'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나도 아픈 경험이 있기에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내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뒤에는 내 담당선생님께서 날 지켜보고 계시고, 대표연구수업용으로 설계한 수업 테스트 하는 시간이었기에 압박감 또한 있었다. 짧은 한마디 던져 줄 순 있겠지만.. 무슨 말을 해도 그 아이의 입장을 위로해 줄순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무말을 하지 못 하고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교감선생님과 면담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이 사실에 대해 토로했다. 수업중에 이러이러한 아이가 있었다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심리학에 해박하신 교감선생님께서는 선생입장에서 과잉개입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씀 하셨던거 같다.

내가 정식 선생님이었더라도 그 아이와 상담하여 고충을 들어 줄 수는 있었겠지만, 안타깝지만 크게 뭘 할 수는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건 근본적인 원인인 부모님의 역할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부모교육이 잘 되어야 세상이 밝아지고, 사랑과 소통이 증가 한다고 생각한다. TV프로에서 연예인들이 자식이 어릴적부터 스킨쉽을 즐기고, 논리있게 아이에게 알아듣게 표현하고 설명해 주고, 항상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 같이 모두 그런 부모가 되길 바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아이들과 접하면서 성격과 말투 행동들을 봤을 때 부모님의 영향이 컷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제일 좋은 선생님은 부모일 것이다. 

우리학교 교육학 교수님들은 좋은 선생님도 선생님이지만,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교육학 교수님은 항상 "나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등.. 많은 고찰을 시켜 주셨다.

그 속에서 나는 항상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도록 잘 표현하고 소통하는 부모가 되리라 다짐을 하였다. ( 물론 실천이 중요하겠지! )

 

자본주의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는 우리시대 부모님의 현실이란 아이들에게 힘이 되기 보다는 되려 위로를 받아야할 상황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아이들에게만은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서 함께 소통하고 든든한 부모가되길 소망한다~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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